오랫동안 같은 자세로 모니터를 바라보며 일을 하다 보면 목이나 어깨가 뻐근하고 심할 경우 머리까지 지끈지끈 아파오는 경우가 있다. 목을 쭉 뺀 거북목 자세로 오래 있다 보면 목과 주변 근육에 무리가 가기 때문인데, 이 상태가 계속되다 보면 C자형으로 휘어 있어야 할 목뼈가 일자목으로 변형되면서 목 디스크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게 된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늘어나면서 거북목 증후군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더욱 늘어나고 있는 상황. 알렉스는 바로 이런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스마트한 거북목 교정기다.

http://me2.do/xFkFKtPh | 89,000원

알렉스, 어떤 제품일까?

바른 자세를 유지하도록 도와주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알렉스는 마치 넥 밴드 블루투스 이어폰처럼 목 뒤로 착용해 귀에 거는 형태로 되어 있다.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숙이는 텍스트넥 자세나 목을 쭉 빼는 거북목 자세를 하면 디바이스에서 진동이 울려 자세를 바르게 고칠 수 있다. 파우치와 충전용 케이블, 설명서가 포함돼 있으며 제품 무게는 25g에 불과해 목에 무리가 갈 정도는 아니다.

휴대용 파우치 제공

컬러는 검은색 한 가지이며 본체에 긴 다리가 달려 있다. 이 다리는 유연하게 휘어지고 고정되는데, 목 뒷면 중앙 머리카락 선에 맞춰 수평으로 놓이도록 착용하면 된다. 자신의 뒷모습을 보면서 수평을 확인해 착용하기가 까다로우니, 처음 착용할 때에는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이후에는 다리가 고정돼 있기 때문에 간편하게 착용할 수 있다.

유연한 실리콘 소재의 다리

착용감은 그리 나쁘지 않다. 아무래도 귀에 걸쳐져 있다 보니 적응 기간이 필요한데, 착용한 채 다른 일에 집중하다 보면 금세 착용하고 있다는 것을 잊게 된다. 다만 평소 안경을 착용하는 사람이라면 피로감이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생각보다 수평에 맞게 착용하기가 쉽지 않다. 제대로 착용하지 않으면 조금만 까딱해도 진동이 울리니 첫 착용 시 제대로 맞춰 착용하자.

수평에 잘 맞게 착용해야 한다

전용 앱을 통해 자세 기록

알렉스, 과연 어떻게 사용하는 걸까? 알렉스는 스마트폰과 블루투스로 연결돼 내 자세를 기록하고 점수를 매겨준다. 먼저 앱을 다운로드 해보자. 구글 플레이 및 애플 앱스토어에 ‘Alex’라고 검색하면 전용 앱을 내려 받을 수 있다. 페이스북이나 구글 플러스 계정으로 로그인이 가능하며, 이메일 주소를 입력해 가입할 수도 있다.

스마트폰의 블루투스 기능이 켜져 있는지 확인하고, 초기 설정을 위해 알렉스의 전원 버튼을 두 번 누르면 스마트폰과 연결이 완료된다. 화면에 따라 알렉스를 착용한 후 다음 버튼을 누르면 캘리브레이션을 시작한다. 다리를 구부려 수평에 맞게 착용한 후, 확인 버튼을 누르면 초기 설정이 완료된다. 주위 사람에게 수평에 맞게 착용되었는지 물어보는 것도 좋다.

홈 화면에서는 오늘의 기록과 날짜 별 기록, 목표 점수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그래프가 제공된다. 그래프를 누르면 해당 날짜의 어느 시간대에 어떤 자세를 얼마나 유지하고 있었는지도 기록돼, 자세가 흐트러지는 시간대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그래프 하단에는 오늘의 총 착용 시간과 점수 별 시간이 기록되며, 날짜 별로 확인 가능하다.

목표 점수부터 진동 설정까지

좌측 상단 메뉴를 선택하고 아바타 화면으로 이동하면 착용자의 자세가 실시간 아바타로 나타나 올바른 자세에 대한 감을 잡을 수 있다. 좋은 자세를 유지하기가 은근히 힘들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간 목표 설정 화면에서는 목표 점수를 설정할 수 있는데, 기본 70점으로 설정되어 있다. 며칠 정도 사용해보면서 나에게 맞는 목표 점수를 설정하면 좋을 듯하다.

설정 모드에서는 캘리브레이션과 진동, 나쁜 자세를 설정할 수 있다. 진동 설정 화면에서는 알림 간격과 진동 On/Off, 진동 시간을 설정할 수 있는데 진동 세기는 따로 설정할 수 없다. 또한 나쁜 자세 설정에서는 나쁜 자세 알림을 받고 싶은 자세를 설정할 수 있다. 눈금을 보며 천천히 고개를 숙이거나 목을 쭉 빼고 확인을 누른다.

정말 효과가 있을까?

알렉스는 서울대학교 의공학과 출신 연구진과 보건복지부 지정 척추전문병원에서 공동 개발한 제품으로, 피봇팅 매커니즘 기술을 통해 단순히 고개를 숙이는 텍스트넥 자세와 고개를 앞으로 쭉 빼는 거북목 자세를 모두 감지할 수 있다. 또한 킥스타터와 인디고고 등에서 펀딩을 진행해 모금에 성공했으며 국내외 전시회에 참가해 주목을 받고 각종 외신에도 수차례 소개된 바 있다. 매력적인 제품이면서 수요도 충분히 존재한다는 것인데, 과연 실제로 자세 교정 효과는 어떨까?

실제로 알렉스를 착용한 채 업무를 진행해 보았다. 처음에는 목을 바르게 세우고 있더라도 모니터에 집중하다 보면 목을 점점 앞으로 내밀게 되는데, 그럴 때마다 알렉스가 부드럽게 진동을 울리면서 자세를 바로 잡으라고 알려주었다. 진동 세기는 그렇게 세지 않은 반면, 사무실이 조용하다 보니 진동 소리는 꽤 크게 느껴졌다. 또한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고 단순히 앱을 조작할 때에도 간혹 진동이 울리곤 하는데 그럴 때마다 본의 아니게 놀라게 되었다.

의외의 효과를 발견했다면 업무 중 ‘딴 짓’을 못하게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고개가 밑으로 내려가면 진동이 울리기 때문에, 고개를 끄덕거리며 졸거나 스마트폰을 쳐다보기 위해 고개를 숙이면 바로 진동이 울려 흠칫 놀라곤 했다.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바른 업무 습관을 만들어 주는 데에도 도움이 되는 것이다. 며칠 사용하다 보면 알렉스를 착용하지 않고도 목을 너무 빼고 있지는 않은지 스스로 생각하고 자세를 교정하게 되는 효과 또한 있었다.

바른 자세는 물론 집중하는 습관까지

제원표

POINT

알렉스는 무의식적으로 지을 수 있는 나쁜 자세를 모니터링 해주고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습관을 들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웨어러블 디바이스다. 디자인이 다소 단조롭고 컬러도 한 가지라는 점이 아쉽긴 하지만, 나도 모르게 고개가 점점 내려가거나 목이 앞으로 나올 때 경고하듯 진동을 울려주기 때문에 평소에도 고개를 똑바로 유지할 수 있도록 ‘습관’을 만들어 준다는 것이 강점이다. 다소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 가격이지만 목 디스크 환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을 미루어 볼 때, 평소 자세가 신경 쓰이거나 목이나 어깨에 통증을 느끼고 있던 사람이라면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 제품이다.

박마리아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