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즐기는 방법은 다양하다. 커다란 스피커를 통해 음악을 들으면 공간감 등 거의 모든 부분에서 뛰어난 음질을 즐길 수 있지만 야외에서 듣기는 불가능하다. 블루투스 스피커라면 야외에서도 들을 수 있겠지만 헤드폰보다는 이동성이 떨어진다. 헤드폰은 언제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지만 이어폰보다 크고 무거워 휴대성이 떨어진다. 이어폰도 유선 보다는 무선 제품이 활동에는 제약이 줄어든다. 무선 이어폰 중에서도 작고 가벼운 제품이라면 다이내믹한 활동에 더욱 제약 없이 쓸 수 있다. 삼성의 기어 아이콘X는 선 연결이 전혀 없으면서 초소형의 디자인으로 활동적인 사용자에게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주는 블루투스 이어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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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코드 프리

삼성 기어 아이콘X는 블루투스 이어폰이다. 일반적으로 블루투스 이어폰이라고 해도 한쪽 귀에만 끼워 사용하는 핸즈프리가 아닌 이상 좌우 유닛의 연결에 필요한 최소한의 선은 있기 마련이지만, 기어 아이콘X는 좌우 유닛의 연결 코드조차 없는 완벽한 무선 디자인을 채택하고 있다. 유닛의 크기는 아주 작다. 일반 이어폰의 하우징 부분만 똑 떼어놓은 정도의 크기로, 유닛 하나가 작은 방울토마토 정도라고 보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하우징의 안쪽 부분에는 다섯 개의 접점이 있고, 좌우 표시가 인쇄되어 있다. 실리콘 재질로 보이는 이어팁과 윙팁이 부착되어 있어 격렬한 움직임에도 이탈되지 않는다. 윙팁의 측면에는 반투명한 플라스틱 부위가 보이는데, 이 부분은 심박 센서가 내장된 곳이다. 귀에 끼워둔 상태에서 붉은색 불빛이 반짝이면서 심박수를 측정하게 된다.

측면의 심박 센서

버튼도 프리

기어 아이콘X를 보면 양쪽 유닛 모두 버튼이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스마트폰에서 모든 조작이 이루어지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기어 아이콘X 이어버드 하우징의 바깥쪽을 보면 삼각 모양으로 메탈릭한 라인이 들어가 있는데, 이 삼각형 부분이 터치패드다. 버튼 없이 이 부분을 손으로 톡톡 두드리거나 위아래로 스와이핑하는 동작으로 모든 조작을 하게 된다. 탭 한 번은 재생과 일시 정지, 탭 두 번은 다음곡으로 이동 또는 전화가 걸려올 때 받거나 통화 종료, 탭 세 번은 이전곡으로 이동이다. 터치패드를 위 또는 아래로 스와이핑하는 동작은 볼륨 조절로 작동한다.

삼각형의 터치 패드

유용한 구성품

삼성 기어 아이콘X는 패키지부터 상당히 고급스럽다. 부드러운 촉감으로 표면이 코팅되어있는 박스를 열면 좌우 두 개의 이어버드 유닛과 보관용 케이스가 나오며, 하단의 작은 상자 안에는 설명서와 충전용 USB 케이블, 여분의 이어팁과 윙팁, 그리고 USB 어댑터가 들어있다. 여분의 이어팁과 윙팁은 L 사이즈와 S 사이즈로, 이어버드에 기본 장착되어있는 M 사이즈까지 총 세 가지 크기가 제공되어 사용자의 귀 모양에 따라 골라 쓸 수 있다.

여분의 이어팁과 윙팁

타원형의 보관 케이스를 열어보면 좌우 유닛을 넣을 수 있도록 딱 맞는 형태로 홈이 파여져 있다. 보관 케이스 안쪽을 보면 이어버드 하우징 뒤쪽에 있는 접점과 동일한 접점이 보이는데, 케이스가 단순히 보관 용도뿐만 아니라 충전을 위한 거치대 역할도 하기 때문이다. 케이스 안에 이어버드를 넣고 뚜껑을 닫은 다음 케이스 뒷면에 있는 USB 포트에 충전 케이블을 연결하면 충전이 시작된다.

그런데, 이 케이스는 충전 거치대 용도 이외에 또 한가지 기능이 있다. 바로 보조 배터리의 역할이다. 케이스 내부에 배터리가 내장되어 있어서 케이스 자체도 충전이 되는데, 야외에서 이어버드를 사용하다가 배터리가 소진되었을 때 케이스에 다시 넣고 닫기만 하면 전원 어댑터의 연결 없이도 언제 어디서나 이어버드를 충전할 수 있다. 케이스 후면 USB 포트 옆에 있는 LED 인디케이터는 케이스 자체의 배터리 충전 상태를 알려주며, 케이스 전면에 있는 두 개의 LED 인디케이터는 케이스 안에 넣어둔 이어버드가 충전되고 있는 상태를 나타내준다. 충전 케이스의 크기도 한 손에 쏙 들어올 정도이기 때문에 휴대가 간편하다.

휴대에 부담 없는 사이즈

블루투스 연결, 그 이상

기어 아이콘X를 스마트폰과 연결해서 사용하는 것은 아주 쉽다. 스마트폰에 블루투스 기능을 활성화한 후 연결하고 음악을 재생하기만 하면 된다. 컨트롤은 스마트폰의 음악 재생 앱을 이용해도 되고,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기어 아이콘X의 터치패드를 탭하거나 스와이프해서도 컨트롤할 수 있다. 이렇게 사용하는 것은 일반적인 블루투스 이어폰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기어 아이콘X에는 좀 더 다양한 기능이 있다. 이 기능을 사용하려면 삼성 기어 앱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제원을 확인해보면 안드로이드 4.4 이상이 필요하다고 되어있다. 물론 일반 블루투스 이어폰처럼 음악 감상 등의 용도로만 쓰려면 아이폰과도 연결이 가능하다.

삼성 기어 앱을 설치 후 기어 아이콘X를 연결하면 정보 화면에서 이어버드의 배터리 잔량과 설정된 음량 등이 표시된다. 설정에서는 뮤직과 알림, 운동 오디오 가이드, 주변 소리 듣기 등을 설정할 수 있다. 뮤직 항목에서는 터치패드로 기어 아이콘을 조작했을 때 피드백을 단순한 신호음으로 할지, 아니면 음성으로 직접 안내해줄지를 선택할 수 있으며, 알림에서는 스마트폰에 설치되어있는 앱의 알림을 기어 아이콘X를 통해 알려줄지를 선택할 수 있다. 운동 오디오 가이드는 기어 아이콘X에 내장된 가속도 센서와 심박 센서를 이용해 운동 정보를 기록할 수 있는데, 이 때 운동 정보의 어떤 항목을 안내할지와 안내 간격을 설정할 수 있다.

주변 소리 듣기는 이어버드를 귀에 착용하고 있을 때 주변 소리를 듣지 못하면 사고의 위험이나 커뮤니케이션의 불편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 필요한 상황에서 음악과 함께 주변의 소리까지 들리도록 해주는 기능이다. 이 기능을 켜면 기어 아이콘X의 외부에 있는 마이크로 주변 소리를 증폭해 들려주기 때문에 아웃도어에서 운동 중일 때에도 주변의 위험을 즉시 감지할 수 있으며, 주변에서 부르는 소리도 들을 수 있다. 메인 이어버드 선택은 좌우 양쪽의 이어버드 중 원하는 한쪽을 마스터로 선택하는 기능인데, 전화를 받거나 심박수를 측정할 때에는 양쪽 이어버드를 이용하지 않고 지정한 메인 이어버드만을 활용한다.

측정된 운동 정보는 S헬스 앱을 통해 사용자에게 전달되기 때문에 운동 정보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S헬스 앱도 설치해야 한다.

독립적인 음악 재생 기능, 음질은?

기어 아이콘X는 가속도 센서와 심박 센서로 액티비티 트래커의 역할을 한다는 점 말고도 또 하나의 특이점이 있다. 바로 내장 저장공간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4GB의 저장공간을 갖추고 있는데, 사용자가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은 약 3.5GB다. 여기에 MP3 파일을 저장해서 스마트폰과는 별개로 완전히 독립적으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기어 아이콘X에 음악 파일을 넣기 위해서는 충전 케이스에 이어버드를 넣고 USB 케이블을 이용해 PC나 스마트폰에 연결해야 한다. 스마트폰에 연결하려면 함께 제공되는 USB 어댑터를 이용하면 되며, 삼성 기어 앱을 통해 음악 파일을 전송할 수 있지만 단말기 기종에 따라 연결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PC에 연결해서 파일을 전송하려면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우선 충전 케이스를 PC에 연결하면 좌우 이어버드가 각각 인식된다. 내부 저장공간에 있는 폴더와 파일은 양쪽이 동일한데, 여기에 음악 파일을 직접 복사해서 넣어도 재생할 수 있다. 하지만 좌우 이어버드의 동일 폴더에 각각 같은 파일을 저장해주어야 하며, 한 쪽에만 저장하면 저장한 방향의 이어버드에서만 음악이 재생되거나 아예 재생되지 않는 현상이 발생한다.

PC에서 좀 더 간편하게 음악을 전송하려면 전용 어플리케이션인 기어 아이폰X 매니저를 설치해야 하는데, 삼성 홈페이지에서 내려받거나 이어버드 내부 저장공간에 이미 저장되어있는 파일을 실행해서 설치해도 된다. 이 어플리케이션에서 새 곡 추가를 통해 음원 파일을 저장하면 자동으로 좌우 양쪽에 동시 저장되며, 윈도우 탐색기를 통해 한 쪽에만 저장한 파일이 있다면 기어 아이콘X 매니저가 자동 인식해서 양쪽을 동시화 시켜준다.

음악 파일의 재생 위치를 블루투스로 연결한 스마트폰으로 할지, 아니면 기어 아이콘X 내장 스토리지에 있는 음악을 재생할지는 삼성 기어 앱에서 선택할 수 있으며, 스마트폰과의 연결이 끊어진 상태에서는 내장 저장공간을 기본 재생위치로 사용한다.

이처럼 다양한 기능을 갖춘 기어 아이콘X의 음질은 어떨까? 간단하게 확인하기 위해 음원 몇 개를 골라 감상해보았다. Hoobastank의 The Reason과 나얼의 바람기억 등을 들어보았는데, 있는 그대로의 사운드라기보다는 다소 다듬은 듯한 느낌이다. 또한 맑은 느낌과는 거리가 있는 사운드로, 음질을 최우선으로 하는 사용자라면 불만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제원표

너무나도 편리한 기능으로 무장

음향기기라면 음질이 가장 중요하다. 이 기준으로 보자면 기어 아이콘X는 분명 아쉬운 음질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직접 사용해보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편리한 연결과 사용 후 귀에서 빼냈을 때 자동으로 꺼지는 전원 관리 기능, 내장 저장공간을 이용한 독립적인 음악 재생과 운동 정보의 측정 등 부가기능이 워낙 다양하고 뛰어나기 때문에 음질을 최우선으로 하지 않는다면 상당히 매력적이다. 특히 격렬한 운동을 즐기면서 어떠한 불편함도 없이 음악을 즐기고 싶다면 아마도 최고의 선택이 아닐까 싶다. 사용 시간이 다소 짧은 것이 가장 큰 단점이기는 하지만 착용감과 편의성을 위한 어쩔 수 양날의 검이기 때문에 이 부분은 사용자의 선택에 맡기는 수밖에 없을 듯싶다.

원수연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