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스마트폰인 삼성의 갤럭시 시리즈, 그 중에서도 하반기를 책임지는 노트 시리즈 최신 모델이 연이은 폭발 이슈로 시장이 큰 혼란에 빠져있다. 하지만 이 혼란은 당사자에게만 혼란일 뿐, 그와 경쟁해야 할 애플과 LG에게는 호재가 아닐 수 없다. 갤럭시노트7이 주춤하고 있는 틈새를 노려 하반기 시장을 적극 공략하게 된 아이폰7과 V20은 속타는 삼성을 대하는 입장에서는 동반자이지만 서로의 입장에서는 또 다른 경쟁상대라고 할 수 있다. 예상치 못한 기회에 서로 격돌하게 된 애플 아이폰7과 LG V20의 성능은 어느 정도일까? 다양한 테스트를 통해 두 기기의 퍼포먼스를 비교해보았다.

테스트 준비

두 기기를 비교한다는 것은 사실 쉬운 일이 아니다. 조건을 동일하게 맞추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기존 모델과 후속 모델의 성능비교라면 동일 시리즈라는 명확한 기준이 있기 때문에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조건이 성립되지만, 타 시리즈와의 비교는 모든 조건이 서로 다르다. 특히 운영체제까지 다르다면 비교 테스트용 앱 자체도 완벽하게 동일하다고 보기 힘들기 때문에 더더욱 비교가 어렵다. 아이폰7과 V20 역시 운영체제, 디스플레이 크기, 해상도 등 모든 조건이 서로 다르다. 공통적인 조건이라면 오직 2016년 하반기에 출시된 플래그십이라는 것뿐이다. 어쨌든 소비자들은 이런 조건과 관계없이 선택의 기준을 얻기를 바라기 때문에 최대한 같은 조건에 맞춰서 테스트를 진행하고 결과를 도출해내는 것이다. 하지만 앱의 지원이나 기기의 특성상 다른 조건도 생기게 되니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결과를 봐야 할 것이다.

스마트폰의 전반적인 성능을 가장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는 앱인 Antutu 벤치마크는 3D와 UX, CPU, RAM의 네 가지 항목을 측정해 최종 점수를 산출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테스트에 사용한 버전은 iOS용 버전 6.2, 안드로이드용 버전 6.2.1이다.

Antutu 벤치마크의 결과는 아이폰7이 158829점, V20이 114626점을 기록해 아이폰7이 약 35% 이상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 항목을 비교해보면 그나마 3D 항목에서는 48297점 대 44877점으로 근접한 성능을 보였지만 UX는 47781점 대 33876점으로 제법 큰 차이를 보였으며 CPU에서는 50106점 대 29206으로 상당한 차이를 보였으며 램 항목에서도 12645점 대 6667점으로 두 배에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Basemark OS II

Basemark OS II 역시 Antutu Benchmark와 마찬가지로 시스템의 전반적인 성능을 측정하는 앱이다. 항목은 시스템, 메모리, 그래픽, 웹 네 항목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시스템은 CPU의 성능을 측정하는 항목이다.

아이폰7(좌)과 V20(우)

결과를 보면 아이폰7이 총점 2761점으로 2205점을 기록한 V20보다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항목별 점수를 보면 CPU는 4958점 대 3016점으로 아이폰7이 큰 차이로 앞섰으며, 메모리도 2171점 대 1558점으로 아이폰7이 앞섰다. 하지만 그래픽 성능은 4995점 대 4395점으로 V20이 더 높은 성능을 보여주고 있다.

Geekbench 4

스마트폰용 모바일 운영체제뿐만 아니라 데스크탑 운영체제까지 폭넓게 지원하는 Geekbench가 버전업되었다. Geekbench 4는 이전 버전과는 달리 CPU 항목 이외에 GPU를 테스트하는 Compute 항목이 추가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는 안드로이드 버전에 국한되기 때문에 비교는 CPU 항목으로만 진행하였다.

테스트 결과는 보면 싱글코어와 멀티코어 모두 아이폰7이 큰 차이로 앞서고 있다. 싱글코어의 경우 아이폰7은 3450점을 기록했으며, V20은 1575점을 기록해 아이폰7이 두 배 이상 빠르게 나타났다. 멀티코어의 경우 아이폰7은 5569점을, V20은 3465점을 기록해 V20의 멀티코어 성능과 아이폰7의 싱글코어 성능이 비슷할 정도로 엄청난 성능 차이를 보였다. 아이폰7의 Geekbench4 점수는 iOS 중 기존 최고 점수를 기록한 아이패드 프로의 점수를 뛰어넘는 수준이며, 안드로이드 플랫폼 싱글코어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한 엑시노스8890의 1800점대나 멀티코어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안 스냅드래곤 820의 3700점대 점수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폰7(좌)과 V20(우)의 멀티코어 성능

3DMark

3D 그래픽으로 GPU의 성능을 측정하는 전문 앱인 3D 마크는 Sling Shot으로 테스트를 진행했다. 아이폰에서는 Sling Shot이 OpenGL ES 3.0만 지원하기 때문에 우선 V20에서도 OpenGL ES 3.0을 테스트하는 Sling Shot using ES 3.0 항목을 테스트해서 서로 비교해보았다.

결과를 보면 V20이 2448점으로 2398점을 기록한 아이폰7보다 약간 앞서고 있다. 상세 항목을 비교해보면 그래픽 스코어는 아이폰7이 4278점으로 V20의 2704점을 크게 앞섰지만, 물리연산 항목에서 1839점을 기록한 V20의 절반 수준인 945점을 획득해 전체 점수에서 V20보다 낮은 점수를 기록하게 되었다.

아이폰7의 Sling Shot에서 지원하는 Sling Shot Extreme 항목의 경우 iOS에서만 지원하는 API인 Metal을 이용한 테스트이기 때문에 비교 대상인 V20과의 직접적인 비교를 할 수 없어 제외하였다.

GFXBench GL

스마트폰의 그래픽 성능을 측정하는 GFXBench는 멀티 플랫폼 및 멀티 API를 지원하는 3D 그래픽 벤치마크 툴로, 최신 버전에서는 OpenGL ES 3.1까지도 지원하며, GFXBench Metal은 iOS에서 지원하는 Metal API를 이용해 성능을 측정해준다. 하지만 아이폰7은 OpenGL ES 3.1을 지원하지 않고 V20은 Metal API를 지원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OpenGL 기반의 GFXBench GL로 테스트를 진행했으며, 그 중에서도 아이폰7이 지원하지 않는 ES 3.1 항목은 제외하고 두 기기가 동일하게 지원하는 항목만 테스트하였다.

결과를 보면 렌더 퀄리티 항목만 비슷한 수치를 기록했고 나머지는 엄청난 차이로 아이폰7이 앞서고 있다. 해상도의 차이가 있다고는 하지만 해상도를 동일하게 테스트하는 offscreen 테스트에도 모두 엄청난 성능 차이를 보이고 있다. 원래 이전부터 GFXBench에서 아이폰의 성능이 상당히 높게 측정되어온 경향도 있지만, 유난히 V20의 성능이 낮게 측정된 면도 없지 않아 이는 안정화나 업데이트가 필요한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테스트

배터리 테스트는 우선 각 단말기의 기본 패키지로 지원되는 충전기와 케이블을 연결해서 완전히 방전되어 꺼진 상태에서 100%가 찰 때까지 충전하는 시간을 측정해보았다. V20의 배터리 용량은 3200mAh이며, 퀄컴 퀵차지 고속 충전을 지원한다. 아이폰7의 경우 1960mAh 용량의 배터리를 채택하고 있으며, 별다른 고속 충전 기술은 채택하고 있지 않다.

아이폰7(좌)과 V20(우)

위 결과를 보면 아이폰7의 경우 약 8시간 가량, V20은 8시간 15분 가량 지속되었으며, 배터리 스코어는 V20이 4955점으로 4793점을 기록한 아이폰7보다 조금 앞서있다고 볼 수 있다. 배터리 용량의 차이가 워낙 크기 때문에 이 정도의 차이가 너무 작은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V20은 배터리 용량이 큰 대신 화면 크기도 아이폰7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고 해상도도 높아서 배터리 소비가 많아진다고 볼 수 있다.

아이폰7의 놀라운 퍼포먼스, V20은 최적화 필요

아이폰7과 V20의 퍼포먼스 비교 결과를 요약해보면 일부 항목을 제외하면 대부분 아이폰7의 압승이라고 볼 수 있겠다. 벤치마크 앱의 테스트 방식에 따라서 iOS나 안드로이드 어느 한 쪽에 좀 더 유리한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가 없지는 않다. 하지만 대부분의 벤치마크 앱에서 아이폰7이 더 나은 결과를 보여주었고, 일부 테스트에서는 그 차이가 너무 심하게 나타났다는 것은 분명 퍼포먼스의 차이가 제법 있다는 의미이다. 물론 개선의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V20의 경우 동일한 스냅드래곤 820을 사용한 다른 기기들이 기록한 점수에 비해 낮은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이유는 출시 초기 시스템 최적화가 덜 된 상태가 아닐까 추측해본다. 어쨌든 현재의 상태로는 아이폰7이 CPU나 3D 그래픽에서도 전반적으로 더 높은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테스트 도중 다소 아쉬웠던 부분은 두 기기 모두 iOS10과 안드로이드7.0 누가라는 최신 운영체제를 사용한 만큼 실행 불가나 실행 중 중단되는 앱이 일부 있었다는 점이다. 운영체제 역시 좀 더 시간을 두고 최적화되면 더 나은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원수연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