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새로 장만하면 가슴이 설레는 건 누구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스마트폰도 새로 구입하면 기대되고 가슴이 설렌다. 전에 쓰던 것보다 얼마나 빨라졌을까? 화질은 얼마나 좋아졌을까? 새로운 기능은 어떨까? 이런 다양한 기대 중 사용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으로 카메라 성능을 빼놓을 수 없다. 화질은 얼마나 좋아졌고 노이즈는 얼마나 억제될지, 새로운 화각이 지원된다면 또 어떨지 궁금할 것이다. 이번 시간에는 하반기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하게 될 애플 아이폰7과 LG V20의 카메라 성능을 서로 비교하며 확인하는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동일하게 듀얼 카메라를 지원하는 아이폰7플러스와 비교하면 어떨까 싶지만 표준+광각과 표준+망원의 구성 차이로 두 기종의 비교는 큰 의미가 없을 것으로 판단되어 아이폰7플러스의 카메라는 별도로 확인해볼 예정이다.

왜곡현상

모든 카메라는 조금씩 왜곡현상을 가지고 있다. 유리나 플라스틱으로 만든 렌즈를 통과하며 굴절되면서 왜곡현상이 생기게 되는데, 특히 광각으로 갈수록 가장자리가 휘어지는 형태로 변하며, 어안렌즈의 경우 그 정도가 심해 사람을 찍으면 다소 우스꽝스럽게 보이기도 한다. 물론 광각 기술로 왜곡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디지털 카메라의 경우 소프트웨어적인 보정 기술로 왜곡 현상을 잡아주기도 한다. 하지만 화각이 넓을수록 약간의 왜곡현상을 감수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이 테스트에서 왜곡 현상을 확인한 이유는 광각이기 때문은 사실 아니다. 갤럭시S7의 출시 초기 제법 심각한 왜곡현상이 있었기 때문에 혹시 새로 출시되는 다른 단말기에도 이런 현상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함이다.

아이폰7(좌)과 V20(우)

위의 결과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별달리 눈에 거슬리는 왜곡 현상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화각

스마트폰에 따라 카메라의 화각 또한 제각각이다. 반드시 화각이 넓어야만 좋은 것은 아니지만 지나치게 좁으면 답답하고 불편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넓은 화각을 제공하는 것이 기본처럼 되어가고 있다. 이번 테스트는 단순히 두 단말기의 화각이 어떤지 확인하고 비교하기 위함이다.

아이폰7의 일반 화각

V20의 일반 화각

V20의 광각 화각

후면의 메인 카메라에서의 화각은 아이폰7과 V20이 거의 비슷하며, V20 쪽이 약간 더 넓어 보인다. 하지만 V20은 후면에 광각 카메라를 하나 더 갖추고 있다. V20의 카메라 화각을 보면 기본 카메라는 35mm 환산 화각 28mm 가량이며, 광각 카메라는 약 10mm이다. 10mm면 굉장히 넓은 화각으로, 건축물이나 실내 인테리어, 풍경 등을 담을 때 상당히 유용하다. 화각만을 보았을 때 아이폰7은 V20에 비할 수 없다.

색표현

두 기기의 색 표현을 보면 우선 아이폰7은 이전 모델인 아이폰6S와는 제법 달라진 모습이다. 아이폰6S의 경우 약간 빛 바랜 듯한 내추럴한 느낌이었다면 아이폰7에 와서는 좀 더 비비드해진 느낌이다. 하지만 여전히 다른 경쟁모델들에 비해서는 내추럴함이 남아있어서 다양한 색상의 꽃을 촬영한 사진을 보면 V20이 좀 더 화사해 보인다.

아이폰7(위)과 V20(아래)

이번에는 디지털 카메라가 가장 잘 표현하지 못하는 색상인 보라색 계열과 흔히 말하는 가장 뭉치기 쉬운 붉은색 계열의 꽃을 촬영한 샘플이다. 보라색의 표현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푸른색이나 붉은색으로 표현되기도 하는데, 아이폰7은 보라색이나 붉은색 꽃, 그리고 녹색 잎까지 자연스럽게 표현되었지만 V20은 보라색이 다소 붉게 표시되고 붉은색은 뭉쳐있다. 전체적인 노출도 다소 오버 경향이 있는데, 노출 오버가 붉은색 꽃이 뭉쳐 보이는 요인 중 하나이기도 하다.

아이폰7(위)과 V20(아래)

주광 하의 거리

밝고 개인 날의 오후 3시경 거리를 촬영해보았다. 첫 번째 샘플을 보면 아이폰7은 약간 어둡게, V20은 약간 밝게 표현되고 있다. 어느 쪽이 좀 더 자연스럽다고 딱 꼬집어 말하기는 어렵지만 하늘의 구름이 조금이나마 표현된 점이나 색의 표현이 V20보다는 아이폰7이 조금 더 근접하고 있다.

아이폰7(좌)과 V20(우)

이번에는 시멘트와 목재가 어우러진 단독주택 형태의 건축물을 촬영한 샘플인데, 마찬가지로 아이폰은 조금 어둡게, V20은 좀 더 밝게 촬영되었다. 어느 쪽이 더 정확하게 표현되었는지 보다는 이번 사진에서는 V20이 훨씬 더 화사하고 선명하게 촬영되어 사용자들이 좀 더 선호하는 쪽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아이폰7(위)과 V20(아래)

길가에 서있는 동상과 식물을 촬영한 샘플을 보면 두 기종의 색감이 어느 정도 드러난다. 아이폰7의 경우 푸른 계통이 조금 더 첨가된 느낌이며, V20은 노랑 기운이 좀 더 많이 들어간 느낌이다. 이러한 색감은 정확한 기준이 없는 상태라면 사용자 취향의 차이대로 선택하면 된다.

아이폰7(좌)과 V20(우)

담쟁이가 있는 벽을 촬영한 샘플을 보면 앞서 살펴본 기종별 색감이 그대로 보여진다.

아이폰7(위)과 V20(아래)

화이트 밸런스

사진을 찍다 보면 주변 조명의 색에 따라 결과물이 크게 달라지기도 한다. 필름 카메라의 경우 있는 그대로의 색상을 빛 그대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화이트밸런스를 신경 쓸 필요가 없지만, 디지털 카메라는 화이트밸런스를 어떻게 맞추느냐에 따라서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지게 된다. 조명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태양광이 아닌 별도의 조명을 사용하는 야간이나 실내에서 많이 달라진다.

아이폰7(위)과 V20(아래)

아이폰7의 결과물을 보면 노랑색 조명이 많이 들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랑 톤이 많이 제거되어서 오히려 약간은 푸른 느낌으로, 최대한 화이트밸런스를 보정한 듯한 모습이다. V20의 결과물 역시 화이트밸런스의 보정이 들어간 느낌이지만 아이폰7보다는 조명의 색상을 좀 더 남겨서 실제 그 상황의 느낌을 좀 더 많이 전해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원거리 및 주변부

이번에는 원거리 피사체의 선명도 및 주변부 화질을 확인해보았다. 이번에도 역시 별다른 설정 변경이나 초점의 변경 없이 자동 상태로 촬영했다. 정확한 결과 확인을 위해 촬영된 전체 이미지와 함께 부분 확대 이미지를 준비했다.

아이폰7(좌)과 V20(우)

아이폰7(좌)과 V20(우)의 부분 확대

아이폰7(좌)과 V20(우)의 부분 확대

중앙부에 있는 원거리 피사체의 선명도는 V20이 앞서고 있다. 주변부 화질 역시 건물의 블라인드 부분을 확대한 사진을 보면 V20이 아이폰7에 비해 훨씬 깨끗하고 선명하게 표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전체적으로 노출이 아이폰7보다 V20이 높게 촬영되었는데, 이 영향일까?

아이폰7(좌)과 V20(우)

아이폰7(좌)과 V20(우)의 부분 확대

아이폰7(좌)과 V20(우)의 부분 확대

두 번째 원거리 선명도 확인용 샘플은 노출이 반대로 아이폰7이 밝게 촬영되었고 V20이 어둡게 촬영되었다. 하지만 부분 확대 사진을 보면 노출과는 관계 없이 V20이 확실히 선명하게 촬영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근접촬영

스마트폰의 카메라 사용 용도가 셀카나 풍경을 주로 찍기는 하지만 음식 사진도 많이 찍게 된다. 음식 사진을 찍다 보면 근접 촬영을 하게 되는 경우도 많은데, 카메라마다 최소 촬영 거리가 다르다.

아이폰7(위)과 V20(아래)

위의 결과를 보면 아이폰7보다는 V20이 좀 더 근접한 촬영이 가능하다. 하지만 결과물에서 알 수 있듯이 이처럼 노출이 오버되는 경우가 잦다는 점은 아쉽다.

아이폰7(위)과 V20(아래)

두 번째 근접촬영 샘플을 보아도 역시 아이폰7보다는 V20이 좀 더 가까이에서 초점을 맞출 수 있다.

빛번짐

야간에 촬영을 하다 보면 조명 주변에 빛이 번지는 현상이 많이 발생한다. 어느 정도의 번짐은 오히려 조명의 자연스러운 느낌을 전해주지만, 지나친 번짐은 없느니만 못하다.

아이폰7(좌)과 V20(우)

첫 번째 샘플을 보면 아이폰7보다는 V20의 빛번짐이 좀 더 많이 관찰된다. 또한 조명 바로 아래에 있는 붉은 장미의 꽃잎이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고 뭉쳐 보이는 문제도 나타나고 있다.

아이폰7(좌)과 V20(우)

두 번째 샘플에서는 두 기종 모두 빛 번짐과 플레어/고스트 현상을 보여주고 있는데, 아이폰7은 전작에 비해 오히려 플레어가 더 심해진 느낌이다. V20은 G5보다는 조금 나아진 것 같지만 빛번짐이 화면 전반에 넓게 분포되는 것이 보인다. 그로 인해 하단의 간판도 번지면서 글자를 알아보기 힘들다.

아이폰7(좌)과 V20(우)

어두운 하늘을 배경으로 한 조명의 경우 빛번짐을 확실히 확인할 수 있다. 아이폰7의 경우 전등의 아랫부분에 플레어가 조금 발생하는 정도에서 그쳤지만 V20은 화면 전체로 퍼지는 빛으로 밤하늘이 붉게 보이고 있다. 기본 노출을 조금만 낮춘다면 훨씬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야간촬영

어두운 밤 야외에서도 사진을 찍을 일은 생긴다. 스마트폰 초창기에는 야간에 제대로 된 사진을 건지기가 상당히 어려웠지만, 이제는 스마트폰 카메라의 기술이 높아지면서 쓸만한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아이폰7(좌)과 V20(우)

첫 번째 야간 촬영 샘플을 보면 아이폰7보다 V20의 결과물이 노이즈가 적다. 하지만 노이즈가 적은 만큼 선명도는 부족하다. 멀리 있는 건물의 층 구분이나 가까이 있는 벽돌의 경계선을 보면 아이폰7이 훨씬 명확하다.

아이폰7(좌)과 V20(우)

야간촬영 두 번째 샘플은 저녁시간 불을 켜지 않은 방에서 창문과 열린 출입문으로 통해서 들어오는 간접조명만으로 촬영한 결과물이다. 이번에도 확실히 선명도는 아이폰7이 높지만, 선명한 만큼 노이즈도 더 많아 보인다.

HDR

역광, 즉 빛을 등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피사체의 주변에 빛나는 밝은 빛 때문에 피사체는 시커멓게 보이게 된다. 또, 밝은 하늘을 촬영하면 해가 있는 부분은 너무 밝아 주변 구름까지 환하게 표현되어 어디가 전체적으로 하얀색으로 뭉쳐버린다. HDR은 이런 경우 하얗게 날라가 버리는 화이트홀을 최소한으로 억제하고 검정으로 뭉쳐지는 부분은 밝게 처리해 디테일을 살려주는 기술이다.

아이폰7의 HDR OFF(좌)와 HDR ON(우)

V20의 HDR OFF(좌)와 HDR ON(우)

아이폰7이나 V20 모두 HDR 기능을 켜면 차이가 확연히 나타난다. 어두워서 층 구분이 어려웠던 건물의 창틀이 확실히 보여지는 것을 알 수 있다. 구름도 HDR 기능을 활성화했을 때 좀 더 명확하게 표현된다.

아이폰7의 HDR OFF(좌)와 HDR ON(우)

V20의 HDR OFF(좌)와 HDR ON(우)

두 번째 HDR 테스트 샘플을 보면 아이폰7은 역광으로 구분이 안되던 나뭇잎까지도 어느 정도 구분이 되고 있고, V20도 역광으로 구분이 잘 되지 않던 뒤편의 건물과 나뭇잎이 확실히 다른 색상으로 분리되어 보여지고 있다.

아이폰7은 화각과 수동기능, V20은 과한 노출이 아쉬워

전반적으로 두 기종간의 장단점을 확인할 수 있는 테스트였다. 대체로 아이폰7은 색감이 다소 밋밋해서 후보정의 여지를 많이 남기고 있는 느낌이고, V20은 좀 더 화사한 표현으로 별도의 후보정이 크게 필요치 않아 보인다. 노출은 아이폰7이 약간 어두워 보이지만 V20은 살짝 지나치게 밝게 표현되는 경우가 잦았다. 아이폰7의 카메라에서 아쉬운 점을 들자면 수동 기능이 너무 부족하다는 것이다. 물론 별도의 카메라 앱을 설치해서 쓰면 다양한 수동 기능을 쓸 수 있지만, 여기에서는 기본 카메라 앱을 기준으로 하고 있으니 별도 앱은 열외로 두자. 넓은 화각을 여전히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도 아쉽다.

V20의 아쉬운 점은 노출이 오버되다 보니 색이 뭉치고 빛번짐도 더욱 심해지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이다. 소프트웨어적으로 기본 노출을 조금만 낮춰준다면 화사함도 조금 덜해지겠지만 여러 문제도 줄어줄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V20에는 아이폰7에 없는 강력한 전문가 모드와 전후면 카메라 모두 광활한 광각을 제공한다는 점이 강점이라고 볼 수 있다. 아이폰의 카메라 기능도 상당히 훌륭하지만 이제는 광각이나 수동 모드 등 사용자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변화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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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수연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