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넥서스 브랜드를 버리고 자사가 직접 하드웨어 설계까지 독자적으로 진행한 첫 단말기인 픽셀은 디자인이나 하드웨어 성능도 상당히 뛰어나지만 카메라 성능 역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간 안드로이드 레퍼런스 단말기는 가성비는 뛰어나지만 카메라 성능에서 높은 평가를 받지는 못 했던 상황이지만 프리미엄을 표방하고 나선 픽셀은 카메라까지 지금까지와는 다른 평가를 끌어낸 것이다. 그래서 이번 시간에는 구글 픽셀의 카메라 성능을 직접 확인해보기로 했다.

테스트 준비

구글 픽셀의 카메라 성능을 알아보기 위해 우선 비교 대상의 선정이 필요했다. 이 테스트에서는 국내에서 많은 사용자를 가지고 있고, 카메라 성능 면에서도 마찬가지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LG의 V20을 사용하였다. 화각도 다르고 화소수도 다르지만 색감이나 선명도, 화이트밸런스 등을 확인해보는 데엔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테스트를 위한 설정은 4:3 비율에 각각 최대 해상도로 설정했으며, 플래시는 사용하지 않고 HDR은 별다른 설명이 없는 한 자동으로 설정하였다. 초점 역시 수동 또는 터치 포커스를 사용하지 않고 자동으로 사용했으며, 그 이외의 모든 기능은 자동을 기준으로 촬영하였다. 삼각대 등을 사용하지 않고 일반적인 스마트폰 촬영 환경과 동일하게 손으로 들고 촬영했기 때문에 최대한 흔들림을 줄이기 위해 동일 장면을 여러 컷 촬영해서 가장 흔들림이 적은 사진을 샘플로 사용했다.

주광 하의 거리, 컨트라스트와 측광

첫 번째 샘플은 오후 2시경 주광 하에서 촬영한 거리 풍경이다. 두 사진을 비교해보면 픽셀이 좀 더 컨트라스트가 강한 느낌이 확연히 전해진다. 비교 대상의 경우 좀 더 밝고 화사하게 보이고 있지만, 바닥의 보도블록과 낙엽이 있는 부분이나 오른 편의 나무 등을 보면 경계가 다소 흐릿하게 표현되고 있다. 하지만 픽셀은 낙엽과 보도블록, 나무와 나뭇잎의 경계가 뚜렷하게 표현하고 있다.

▲구글 픽셀(좌)과 LG V20(우)

두 번째 샘플은 붉은 단풍 아래에서 나뭇잎을 촬영한 사진으로, 약간의 역광 상황이지만 플래시는 사용하지 않았다. 결과물을 보면 구글 픽셀은 비교 대상에 비해 약간 어둡게 촬영되었지만 비교 대상의 경우 측광을 붉은 단풍에 맞추다 보니 다른 부분은 과하게 밝게 표현되었으며, 특히 배경에 있는 건물이 너무 밝게 표현되고 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역광의 상황인데, 픽셀과 비교 대상 기기 모두 프레임 안에 들어온 모든 피사체들, 즉 하늘과 감나무와 주변의 나무들, 그리고 뒤편에 있는 건물까지 어느 하나도 놓치지 않고 적절한 노출로 표현하고 있다. 약간의 차이라면 비교 대상인 V20은 하늘을 좀 더 파랗게 표현하고 있다는 정도다.

색 표현, 노출값

세 번째 샘플은 다양한 원색의 표현과 노출을 확인하기 위한 샘플로, 놀이터 구조물을 촬영해보았다. 이 결과물을 보면 구글 픽셀은 전체적으로 다소 밝게 표현되다 보니 약간 뿌연 느낌까지 드는 비교 대상에 비해 전체적으로 또렷하게 표현해주고 있다. 색상도 상당히 사실적으로 표현해주고 있다.

▲구글 픽셀(상)과 LG V20(하)

이번에는 거리의 임대 자전거 부스를 촬영해보았다. 이 샘플에서도 여전히 컨트라스트의 차이는 보이지만 다른 샘플에 비해서는 두 기종 간 큰 차이는 보이지 않고 있다.

▲구글 픽셀(상)과 LG V20(하)

이 샘플 역시 색상 표현과 노출을 확인하기 위한 샘플로, 구글 픽셀의 결과물은 녹색 잎과 갈색 가지 등의 구분이 명확하지만 비교 대상은 전체적으로 밝게 촬영되어 입체감이 다소 떨어지게 보인다.

▲구글 픽셀(좌)과 LG V20(우)

이번 샘플은 디지털카메라에서 가장 표현하기 힘들다고 하는 보라색 계열의 표현을 확인하는 샘플로, 비교 대상의 경우 보라색이 과하게 붉게 표현되는 경향을 보이면서 꽃잎이 탈색된 것처럼 보이지만 구글 픽셀의 결과를 보면 보라색이 상당히 잘 표현되고 있으며, 잎의 색상도 자연스럽게 잘 보여주고 있다.

이번 샘플은 노란색 국화를 촬영한 샘플로, 비교 대상에 비해 구글 픽셀의 결과물이 더 정확하게 노란색을 표현해주고 있으며 좀 더 화사한 느낌을 전해주고 있다. 하지만 접사 촬영의 경우 비교 대상인 V20이 더 가까운 거리에서 촬영할 수 있었다.

▲구글 픽셀(상)과 LG V20(하)

▲구글 픽셀(상)과 LG V20(하)

선명도 확인

이번에는 원거리를 촬영한 후 사진을 확대했을 때 선명도를 어느 정도 유지하는지에 대해 확인해보는 샘플 컷이다. 두 기기의 해상도나 화각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완전히 동일한 조건에서 절대 비교를 할 수 있는 여건은 아니지만 동일한 위치에서 최대한 같은 구도로 촬영을 하고 동일 비율로 크롭을 해서 비교해보았다. 확대하기 전의 사진부터 좌우에 서있는 가로수를 보면 픽셀이 훨씬 선명하게 표현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구글 픽셀(좌)과 LG V20(우)

부분 확대 이미지를 확인해보면 도로 표지판의 글자나 하늘 부분에 있는 가로등처럼 색이 확연히 다른 부분의 경계는 해상도가 더 높은 V20이 더 선명하게 보이고 있지만, 왼편의 가로수를 보면 해상도가 더 낮은 픽셀이 훨씬 선명하게 가지와 잎이 구분되고 있다. 교회의 첨탑도 색 구분이 확실한 부분은 V20이 상당히 선명한 편이지만, 붉은 벽돌 부분을 보면 V20은 벽돌로 되어있는 것을 거의 구분하기 힘든데, 픽셀은 약간 더 구분해서 보여주고 있다.

▲구글 픽셀(좌)과 LG V20(우)

▲구글 픽셀(좌)과 LG V20(우)

실내 촬영

이번에는 야간 실내 촬영 컷으로,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많이 촬영하는 장소인 카페에서 촬영한 샘플이다. 결과물을 보면 둘 다 깨끗한 화면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명암이나 선명도는 구글 픽셀이 좀 더 높게 표현되고 있다. 하지만 천정에 있는 조명 주변을 보면 픽셀의 결과물에 플레어 현상이 눈에 띈다.

▲구글 픽셀(좌)과 LG V20(우)

커피 위의 크림과 시럽 부분을 보면 픽셀 쪽이 명암의 차이를 또렷하게 보여주면서 좀 더 입체적인 느낌을 잘 전달해주고 있다. 뒤편의 바닥에 비친 조명 역시 픽셀이 더 명확한 대비로 조명에 따른 분위기를 더욱 정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구글 픽셀(좌)과 LG V20(우)

야경 테스트

이번에는 야간에 플래시 없이 어떤 결과물을 보여주는지 확인하기 위한 테스트다. 제일 먼저 지하 주차장 구석을 촬영해보았는데, 약한 조명에도 두 단말기 모두 밝고 깨끗한 결과물을 보여주고 있다.

▲구글 픽셀(좌)과 LG V20(우)

다음은 야간 야외 촬영 컷으로, 밤하늘의 색 표현이나 나무의 명암 표현을 확인해보면 비교 대상에 비해 구글 픽셀이 더 나은 결과물을 보여주고 있다. 바닥을 보아도 블록의 경계가 비교 대상보다는 구글 픽셀이 더 명확하다. 하지만 픽셀의 결과물 오른쪽 윗부분을 보면 플레어가 확연히 보이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구글 픽셀(좌)과 LG V20(우)

이번 샘플은 두 결과물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과도한 플레어도 관찰되지 않았다. 하지만 바닥의 블록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구글 픽셀이 좀 더 선명한 사진을 뽑아주고 있다.

▲구글 픽셀(좌)과 LG V20(우)

이번에는 야간에 가로등을 촬영한 샘플로, 결과물을 보면 비교 대상 역시 이와 같은 환경에서 빛 번짐 현상이 자주 지적되는 모델이지만 픽셀 역시 많은 빛 번짐이 보인다. 특히 비교 대상이 광원을 중심으로 전체적으로 빛이 번지는 것과는 달리 픽셀은 확연한 플레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구글 픽셀(좌)과 LG V20(우)

이번 샘플 역시 야간에 가로등을 촬영한 샘플로, 구글 픽셀의 플레어 현상이 이번에도 확연하게 눈에 띈다. 하지만 조명 아래 거리 풍경을 보면 픽셀이 좀 더 밝고 선명하게 표현해주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구글 픽셀(좌)과 LG V20(우)

HDR 테스트

이번 샘플은 명부와 암부를 모두 살리고 화이트홀과 블랙홀을 최소화하는 HDR 기능의 성능을 확인해보는 시간이다. 동일한 위치에서 HDR 기능을 강제로 끄거나 켠 상태로 촬영하였다. 비교 대상의 경우 HDR을 켜기 전에는 하늘이 거의 완전히 흰색으로 날아가 있으며, HDR을 켠 후에도 태양 중심으로 커다란 화이트홀이 남아있고 구름의 흔적은 가장자리에만 조금 확인할 수 있지만 구글 픽셀은 HDR을 켜기 전에도 구름의 형태를 확인할 수 있고 HDR을 켠 다음에는 확연하게 구분할 수 있다.

▲구글 픽셀의 HDR OFF(좌)와 HDR ON(우)

▲LG V20의 HDR OFF(좌)와 HDR ON(우)

픽셀의 카메라, 문제도 안고 있어

지금까지 확인한 촬영 결과물을 보면 색표현이나 명암, 선명도 등 상당히 만족스럽다. 하지만 야간 촬영에서 한 가지 문제점이 노출되었다. 바로 과도하게 나타나는 플레어 현상인데, 밝은 빛이 화면 안에 들어오면 야간이 아닌 주간에도 발생하고 있다. 이런 플레어 현상을 잘만 이용하면 오히려 효과를 일부러 넣은 듯한 느낌도 줄 수 있지만, 원치 않는 상황에서도 자주 발생한다는 것은 분명 문제점으로 지적할 수 있다.

▲심한 플레어 현상

또 한 가지 문제가 있는데, 형광등을 직접 촬영했을 때 녹색과 노란색 띠가 나타나는 현상이다. 백열등이나 LED 조명 등에서는 나타나지 않고 오직 형광등에서만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하드웨어적인 문제나 렌즈 코팅 등의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이며, HDR 자동 설정을 끄면 다소 완화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형광등을 이렇게 프레임 중앙에 두고 사진을 찍을 일이 흔하지는 않기 때문에 실 사용 시 이와 같은 현상을 겪을 확률은 높지 않겠지만 타 스마트폰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현상이기 때문에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녹색 띠 현상(좌)과 동일 상황에서 HDR을 끈 상태(우)

뛰어난 화질, 기능은 아쉬워

구글 픽셀의 카메라 성능은 예상대로 꽤나 훌륭하다. 많은 사용자들이 좋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뛰어난 성능을 제공함을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포커싱 속도도 상당히 빠르다는 V20보다 더 빠르게 느껴질 정도다. 결과물은 별다른 보정 없이 사용할 정도로 만족스럽다. 하지만 프리미엄 스마트폰이라고 하면서도 동급 타사 제품에서 대부분 지원하는 수동 모드나 전문가 모드를 제공하지 않는 점은 너무나도 아쉽다. 또한 자주 발생하는 플레어 현상이나 간혹 볼 수 있는 녹색 띠 현상은 개선이 시급한 문제하고 할 수 있다. 한두 가지 단점이 전체의 완성도를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원수연 기자 press@appstory.co.kr